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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인 시간을 마시다.

개한 벚꽃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정독 도서관 옆 비탈길 사이로 '월하보이(月下普洱 )' 가 모습을 드러낸다. 120년이 넘은 옛 경기 고등학교의 축대가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곳은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윤형근 작가의 미술품과 오랜 세월 수집해 온 개성 넘치는 찻잔들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월하보이의 대표이자 이곳의 팽주(烹主)인  주은재 대표는 인사동에서 고미술품 갤러리를 운영하던 부모님 덕분에 유년시절부터 갤러리 주변 유명 보이차 전문점을 자연스럽게 드나들게 되면서 보이차를 마시는 일이 일상의 루틴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보이차의 세계를 여는 안내자의 역할로써 북촌 한 켠을 지키고 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을 마시다.
따뜻한 봄 햇살에 당장이라도 낮잠을 취하고 싶은 오후 4시 잠깐의 여유를 찾고자 60분 간 팽주(烹主)가 내려주는 두 가지 다른 종류의 보이차를 시음할 수 있는 티 테이스팅 코스에 참석했다.
참석 전 평소에 즐겨 마시는 차 종류가 무엇인지, 카페인에 얼마나 민감한 지, 취침 시간은 몇 시인지 등 차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게 되는데 보이차는 숙성기간에 따라, 오늘의 날씨에 따라, 마시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서 권하는 보이차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티 테이스팅에 꼭 필요한 과정이 중 하나라고 한다.

차판 앞에 앉은 팽주가 자사호에 담긴 차를 비우고 채우며 뭉쳐있던 찻잎을 열고 자사호를 길들여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유약을 입히지 않은 자사호는 산소를 충분히 머금고 있어, 차를 숨 쉬게 하고 차향을 오랜 시간 간직해 보다 좋은 차의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차를 음미하며 시선을 찬찬히 옮기니 차판 옆 개구리 한 마리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차를 마실 때 함께하는 벗이란 뜻의 '다우'라는 도구인데, 이 작은 개구리에 차를 부어주고 눈을 맞추며 사유의 시간을 즐겼다.

보이차의 종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 발효된 '생차'와 짧은 시간 잎을 쌓고 퇴적시켜 인공 발효한 '숙차'로 나뉘어진다. 또한 발효 시간 뿐만 아니라 숙성기간에 따라 차의 색깔도 달라지는데 발효의 기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옅은 초록빛에서 갈색으로 짙어지며 맛과 향도 깊어간다.

60분의 시간 동안 다채로운 맛과 향을 내는 3종류의 보이차를 시음하며 차의 세계에 한 발짝 다가갔다. 특히 싱그러운 난초향으로 가득했던 2005년도 생차 한 잔은 마치 찬란한 봄을 통째로 우려 내 마신 것처럼 무기력했던 몸과 마음을 아주 포근하고 부드럽게 감싸 안은 기분이 든다.

 

 

차가 있는 풍경
창밖으로 포근한 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오고 가는 정겨운 차담 사이로 다기를 다루는 소리와 수증기의 온기가 차분한 공간을 메우는 이 곳.
고즈넉한 북촌의 정취를 느끼며 차분한 하루를 보내고 이들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월하보이

업장위치|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5길 26
예약문의|0507-1349-2340
운영시간|매일 11:00 - 20:00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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